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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약속 스틸 컷

명품 주연과 조연이 만나 완성도를 높인 영화

영화 약속은 1998년 11월 14일 개봉한 영화로 장르는 로맨스 드라마이다. 남자 주인공은 박신양(공상두 역), 여자 주인공은 전도연(채희주 역)이 맡아,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이 영화는 1998년 한국영화 흥행 순위 1위를 차지했으며, 그 해 열린 청룡영화제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과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바로 이 점에서 한 가지 주목할 만한 사실이 등장한다. 청룡영화제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영화라면, 수상의 영예를 앉은 배우는 누구일까? 그것은 바로 주인공 박신양이 연기한 공상두보다 나이가 많으면서 그를 마지막까지 깍듯하게 대하고 곁에서 보필한 정진영(엄기탁 역)이다. 이렇게 영화 약속은 두 주인공인 박신양, 전도연 외에도 정진영이라는 명품 조연 배우가 함께 호흡을 맞추며 영화의 완성도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감독은 영화 신기전(2008)과 참견은 노 사랑은 오예라는 영화를 연출한 김유진 감독이 맡았다.

조직폭력배와 여의사의 사랑 이야기

영화는 조직폭력배 두목인 공상두가 괴한으로부터 습격을 당해 병원에 실려오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공상두의 주치의로 여의사인 채희주가 배정되는데, 공상두가 회복하는 사이 이들에게는 묘한 기류가 형성되기 시작한다. 상두는 치료에 대한 감사 표시로 희주에게 저녁식사를 제안하고 선물을 건넨다. 희주가 거절하자 상두는 계속해서 희주에게 선물을 보내고 구애를 한다. 희주는 계속해서 거절하지만 상두의 끈질긴 구애를 받아들이고 정식으로 데이트를 하게 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둘은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지만, 희주는 상대편 조직의 감시를 받게 되고 위험에 빠질 수 있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상두는 결국 조직을 떠나기로 결심하고 조직 서열 2위인 기탁에게 조직을 넘겨주려 하지만 기탁은 극구 거부한다. 상두가 자리를 비운 사이 상대편 조직의 급습으로 핵심 조직원이 목숨을 잃게 된다. 상두는 복수를 결심하고 상대편 조직원이 있는 술집으로 향하고, 보스를 죽여 복수에 성공한다. 그런데 이때 조직의 차석이자 상두를 항상 보좌하던 엄기탁이 나타나 상두를 대신해서 살인죄를 짊어지기 위해 상두를 내보낸다. 상두는 거절하지만, 기탁의 간곡한 부탁으로 살인 현장을 빠져나온다. 이후 상두와 희주는 행복한 나날을 보내지만, 상두는 자수를 결심한다. 영화는 상두가 자수하기 전, 상두와 희주의 작은 결혼식으로 마무리된다. 결혼식에 나오는 상두와 희주의 대사는 한국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대사이다. 이 장면을 놓쳤다면 다시 한번 보길 바란다.

다소 진부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리운 영화

영화 약속을 지금 와서 회상해 보면 당시 유행하던 조직폭력배가 등장하는 배경에 남녀 배우의 사랑 이야기를 혼합한 다소 진부한 영화일 수 있다. 그러나 이 영화가 나오고 20여 년이 지난 오늘날에는 이 같은 영화가 자취를 감춘 지 오래이다. 관객들은 점점 더 치밀하고 새로운 소재의 영화를 찾고 있지만, 관객들의 이러한 욕구를 모두 충족할 수 있는 영화를 찾기는 매우 어렵다. 오히려 영화 약속처럼, 뻔한 이야기이지만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를 통해 관객들이 쉽게 감동과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영화가 그리워진 시대이다. 특히, 이 영화를 가장 빛나게 하는 것은 극 중에서 엄기탁 역을 소화해 남우조연상을 받은 배우 정진영의 연기이다. 엄기탁의 공상두를 위해 처음으로 반말을 하면서 나가라고 하는 장면은 남자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다만, 이 영화 덕분에 배우 정진영은 조직폭력배의 이미지가 너무 강해져 이후 영화에서도 비슷한 역할을 맡게 된다. 우리가 사는 현실에서 조직폭력배와 여의사가 사랑에 빠질 확률은 많지 않겠지만, 한 번쯤은 영화 약속을 통해 이 같은 사랑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로맨스를 상상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영화 약속을 되새길 때마다, 필자의 뇌리 속에는 같은 시기에 제작된 편지, 8월의 크리스마스 같은 비슷한 영화들이 생각난다. 그 시절에는 이 같은 로맨스 영화들이 계속해서 끝없이 나올 줄 알았는데, 어느새인가 이러한 영화들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박신양과 전도연이 호흡을 맞춘 것도 이 영화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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