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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해바라기 스틸 컷

배우 김래원이 출연한 한국형 누아르 영화

세월이 흐르고 시대가 변해도 폭력조직의 냉혹함과 그 속에서 펼쳐지는 다소 비극적인 우정과 사랑을 그리는 누아르 영화는 계속해서 제작되고 있다. 범죄와의 전쟁(2011), 신세계(2012), 내부자들(2015) 등과 같이 한국 누아르 영화도 수준 높은 작품들이 다수 개봉되었으며, 관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아마 대한민국의 20대, 30대 초반 영화 마니아라면 지금 언급한 작품들은 한 번쯤 본 영화일 것이다. 그런데 이들 작품 말고도 배우 김래원이 누아르 영화를 찍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관객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 영화가 100만 관객을 넘었다는 사실은 더욱 생소할 것이다. 이 영화의 제목은 바로 해바라기이다. 영화 해바라기는 2003년 MBC에서 방영된 드라마 옥탑방 고양이에서 국민 배우로 부상한 김래원이 주연을 맡은 영화이다. 당시 김래원은 잘생긴 이목구비에 부드러운 목소리를 가져, 여성팬들이 좋아하는 로맨스 드라마의 주인공 이미지가 강했는데, 이 영화를 통해서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다. 이후 김래원은 인사동 스캔들(2009), 마이 리틀 히어로(2013)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의 주연을 맡았지만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한다. 오히려 강남 1970(2015)이라는 또 다른 누아르 영화로 다시 한번 이름을 알리게 된다. 영화 해바라기는 강석범 감독이 제작했는데, 강석범 감독은 이 영화를 제외하고 뚜렷한 흥행 작품은 없다.

평범한 삶을 위해 몸부림치는 주인공

영화의 주인공은 크게 3명이다. 남자 주인공은 김래원이 연기한 오태식이고, 여자 주인공은 허이재가 연기한 최희주이다. 태식은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싸움을 일삼다가 교도소에서 10년을 복역하게 된다. 출소 후 태식은 계모가 살고 있는 고향으로 복귀한다. 계모는 해바라기라는 작은 식당을 운영하며 친딸 희주와 함께 살고 있었고, 태식은 이들과 같은 집에 살게 된다. 태식은 고향으로 복귀 후, 자신이 과거 어울리던 깡패 친구들에게 과거를 청산하겠다고 선언한다. 그리고 카센터에 취직해 평범한 삶을 살아가려 한다. 계모인 덕자와 계모의 딸 희주와 함께 일상의 작은 행복을 누리며 말이다. 그러나 덕자가 운영하는 식당이 재개발 사업을 위해 철거 위기에 놓이면서 태식의 인생은 다시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다. 재개발 사업은 지역 시의원인 조판수가 추진하고 있으며, 조판수는 덕자가 운영하는 식당 철거를 위해 깡패들과 손을 잡는다. 조판수는 깡패들에게 지역 이권을 주는 대가로 식당 철거를 명령하는데, 깡패들 중에는 태식의 친구들이 소속되어 있었다. 태식의 친구들은 식당에 태식이 산다는 소문을 듣고 철거 작업을 망설인다. 태식은 희주와 정을 쌓아가며, 대학 진학의 꿈도 키워간다. 그러나 깡패들은 호시탐탐 식당을 노리고 있고, 태식과 가족들을 계속해서 위협한다. 태식은 조판수와 깡패들에게 고향을 떠나겠다고 약속하고, 가족들의 안전을 부탁한다. 그러나 깡패들은 약속을 어기고 계모 덕자를 살해한다. 태식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처절한 복수를 거행하며 영화는 마무리된다.

배우 김래원으로 시작해 김래원으로 끝나는 영화

사실 이 영화는 약간의 집중만 기울인다면 영화 초반부만 보고도 전체적인 내용과 결말을 알 수 있다. 그만큼 매우 뻔한 줄거리를 지닌 영화이다. 태식이 출소 후 고향으로 돌아와 카센터에 취직해 살아가는 모습이나, 깡패들이 가족들을 위협하는 장면은 여타 누아르, 액션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그러나 이 영화는 100만 명이 넘는 관객들이 본 작품이며, 116분이라는 러닝타임이 전혀 지루하지 않은 영화이다. 그리고 약 1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필자의 주변에는 이 영화를 아직 기억하는 사람이 많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오태식을 연기한 배우 김래원의 놀라운 존재감과 뛰어난 연기가 단조로운 줄거리를 압도하고도 남기 때문이다. 영화 초반부에서 평범하게 살아가려 노력하는 오태식을 연기하는 김래원의 모습은 다른 누아르 영화와는 달리, 부드럽고 연민을 자아내는 모습으로 나와 관객들의 공감을 얻는다. 또한 후반부에서 깡패들에게 복수하는 장면은 초반부와 달리 남성적인 면을 극대화시켜, 관객들에게 통쾌하면서도 뭉클한 감정을 느끼게 한다. 사실 이 영화에는 김병옥(조판수 역), 김정태(김양기 역), 등 우리나라에서 널리 알려진 조연 배우들이 출연해, 관객들이 영화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훌륭한 연기를 펼친다. 그러나 필자는 영화 해바라기가 배우 김래원으로 시작해 김래원으로 끝나는 영화라고 말하고 싶다. 한국 누아르 영화에 관심이 있다면 이 영화를 반드시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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