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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비포 미드나잇 스틸 컷

비포 시리즈의 완결작

이번에 소개하려는 영화는 대한민국에서 이른바 비포 시리즈로 불리는 영화의 완결 편 비포 미드나잇(2013, Before Midnight)이다. 시리즈 중에서는 3편에 해당한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분이라면 잘 알고 있겠지만, 1편은 비포 선셋(1995, Before Sunset), 2편은 비포 선라이즈(2004, Before Sunrise)이다. 영화 제목처럼 비포 미드나잇은 주인공 두 남녀 사랑 이야기의 끝을 암시하고 있다. 영화의 배경도 팬들의 관심을 모았는데 1편은 오스트리아 비엔나의 기차역에서 2편은 프랑스 파리의 카페에서 3편은 그리스의 해변 마을에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또 하나 재미있는 사실은 3편의 영화 모두 9년 간격으로 개봉됐다는 사실이다. 마치 관객들과 함께 나이를 먹고 있는 영화라고 할까? 이 글을 쓰고 있는 시점은 2022년 7월인데 올해 안에 속편이 등장하지 않는다면, 필자는 비포 미드나잇이 정말로 마지막 편이라고 생각한다. 주인공 또한 3편 모두 에단 호크가 제시 역을, 줄리 델피가 셀린 역을 소화했다. 두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18년에 걸쳐 만들면서 이 영화가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무엇이었을까?

다시 9년의 시간이 흐르다

이야기는 전작 비포 선셋과는 다른 상황에서 시작된다. 9년이 흐르는 동안 주인공 제시(에단 호크 배역)와 셀린(줄리 델피 배역)은 결혼을 했고, 둘 사이에는 쌍둥이 딸이 생겼다. 본래 결혼을 했던 제시는 부인과 이혼한 상황이다. 이야기는 제시와 셀린 그리고 두 딸이 그리스로 여름휴가를 가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이들 가족은 그리스에 도착해 마트에서 휴가에 필요한 물건들을 산 후, 다시 차를 타고 휴가지로 이동한다. 영화 도입부에서 신기하면서도 대단한 것은 마치 관객이 이들 부부 옆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이러한 느낌이 드는 것은 감독 리처드 링 클레이터와 두 배우 간의 치밀한 각본과 철저한 연습을 통해 만들어진 장면이라고 한다. 영화는 중간중간 여러 가지 상징적인 장면들을 통해 관객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중 몇 가지 기억할만한 장면을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장면은 두 주인공이 해변가의 어느 식당에서 현지 사람들과 식사를 하는 장면이다. 특이한 점은 같이 식사를 한 사람들이 3대에 걸친 커플이라는 것이다. 즉, 할아버지와 할머니, 아버지와 어머니, 손자 손녀 커플이라는 것이다. 이 장면은 제시와 셀린의 과거, 현재, 미래를 상징하는 것으로 영화의 명장면 중 하나다. 또 다른 장면은 식사를 마치고 제시와 셀린이 그리스의 유적지를 산책하는 장면이다. 유적지는 황량한 들판 같은 곳에 형태만 남아있는 것들이 대부분인데, 이것은 우리의 사랑도 이와 같음을 암시하는 장면이다. 이유와 과정이 어찌 되었든 간에, 아무리 사랑하는 사이어도 결국에는 사라지고 마는 것이 우리의 인생이다. 이 영화는 유적지의 풍경에서 대화하는 모습을 통해 사랑이 유한함을 말하고 있다. 전작처럼 두 주인공이 길을 거닐며 대화하는 모습이 펼쳐진 후 영화는 마지막을 향해 치닫는다.

사랑은 상대방에 대한 끊임없는 노력

산책을 마치고 두 주인공은 호텔방 안으로 돌아온다. 둘 만의 애틋한 시간을 보내려던 찰나에 전화벨이 울리고, 전화를 건 사람은 제시와 전처 사이에서 생긴 아들이었다. 이때 셀린은 그동안 쌓였던 불만이 폭발하는데, 그것은 이들이 더 이상 연인이 아니라 부부라는 사실을 관객들에게 상기시키는 장면이다. 일과 가정 양립, 자녀 교육 문제 등 연인 사이에서는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 부부가 되면 누구나 피해 갈 수 없는 과제가 된다. 1편이 낭만이 가득했고, 2편이 낭만과 현실 사이를 왔다 갔다 했다면, 마지막 3편은 현실 쪽으로 초점이 완전히 기울어져 있다. 결국 셀린은 제시와 말다툼 후 호텔 밖을 나간다. 그리고 영화는 짧은 결말을 보여준다. 아직 영화를 안 보신 분들을 위해 마지막 장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사실 그 장면은 말로 표현할 필요도 없다. 필자가 정의한 이 영화의 결말은 다음과 같다. 사랑은 상대방에 대한 끊임없는 노력이며, 바로 그것이 우리가 계속 사랑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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