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반응형

영화 공공의 적 스틸컷

월드컵이 열렸던 해에 개봉한 강우석 감독 작품

영화 공공의 적은 강우석 감독 작품으로 한일월드컵이 열린 해인 2002년 1월 25일에 개봉했다. 누적 관객 수는 3백만 명 이상으로 주연은 설경구(강철중 역)와 이성재(조규환 역)가 맡았다. 영화를 논하기 앞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는데 우선 강우석 감독의 이력이다. 강우석 감독은 필자가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하는 영화인 투캅스(1993)를 제작한 감독으로 이후 영화 올가미(1997), 신라의 달밤(2001), 광복절 특사(2002), 실미도(2003) 등을 제작해 한국영화의 르네상스를 이끈 감독 중 하나이다. 그러나 이후 큰 예산을 들여 제작한 영화 한반도(2006년), 이끼(2020) 등이 기대에 못 미치는 흥행 성적을 냈고, 이후 강우석 감독은 팬들에게 잊혀 갔다. 그의 마지막 작품은 2016년 개봉해 97만 관객 수를 기록한 영화 대동여지도이다. 어쨌든 강우석 감독은 투캅스 이후 공공의 적을 통해 새로운 형사 영화를 창시해내며 다시 한번 이름을 알리게 된다. 이 영화는 청룡영화제 남우주연상과 백상 예술대상 영화 부문 대상 등 각종 주요 상을 휩쓸며 한국영화 팬들의 뇌리 속에 강한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실화를 모티브로 전개되는 흥미진진한 이야기

영화는 1994년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박한상 존속살해 사건을 모티브로 제작되었다. 실제 사건의 범인인 박한상이 저지른 범죄와 영화에서 전개되는 이야기에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자신의 부모를 살해한 행위와 사이코패스적인 캐릭터는 유사하며 범인은 공공의 적이라고 불리기 충분하다. 영화는 설경구가 연기한 강철중 형사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강철중은 입이 거칠며 성격이 급하고 자주 말썽을 일으키는 이른바 꼴통 형사다. 폭우가 쏟아지던 밤에 동료들과 잠복근무를 하던 강철중은 배가 아파 근처에서 대변을 보게 된다. 볼 일을 마무리하고 가려는 순간 우비를 쓴 누군가와 부딪혔으나 사과 한마디 없이 가려는 누군가에게 강철중은 화를 낸다. 이후 강철중이 잠복근무를 하던 주변에서 노부부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강철중은 지난밤 자신에게 상처를 입혔던 사람이 범인임을 직감하게 된다. 강철중이 생각하는 범인 또한 노부부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인물이기에,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게 된다. 조사를 하던 중 강철중은 그가 범인이라는 더욱더 강한 확신을 가지게 된다. 강철중이 생각하는 범인은 바로 노부부의 아들인 조규환(이성재 배역)이다. 동료 형사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강철중은 조규환이 범인임을 확신하며, 조규환을 잡기 위해 안감힘을 쓰며 증거와 정황을 수집해 간다.

결말(범인)을 알아도 전혀 지루하지 않은 영화

사실 이 영화는 강철중이 앞서 잠복근무를 하기 전, 노부부를 살해한 범인이 누구인지 보여주고 시작된다. 따라서 관객들은 범인을 이미 알고 영화를 보게 되지만, 주인공 설경구와 이성재의 빛나는 연기와 탄탄한 줄거리 덕분에 지루하지 않고 영화의 전개를 따라간다. 다시 말해서, 이 영화는 관객의 관심을 범인이 누군가가 아닌 범인을 어떻게 잡을 것인가로 전환하는 데 성공한다. 이것은 영화 시나리오와 캐릭터 자체에서 기인하기도 하지만, 영화 주인공인 설경구와 이성재의 몰입감 넘치는 뛰어난 연기 덕분에 가능한 것이다. 만약 영화 속 형사와 범인의 역할을 다른 배우가 맡았다면 이 영화는 그저 그런 평범한 작품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 후반부로 갈수록 강철중은 조규환이 범인이라는 더욱 강한 확신을 가지고 그를 추격하지만 결정적인 증거 수집에 한계를 보인다. 강철중은 조규환이 상장주식을 통해 큰돈을 버는 과정에서 아버지의 유산이 걸려 있었다는 정황은 충분히 확인했지만, 조규환이 범인이라는 증거 확보에는 계속해서 실패한다. 그러나 결정적인 단서를 확보하게 되고 조규환을 잡는 데 성공한다. 어떻게 보면 뻔한 줄거리와 결말 같지만, 설경구와 이성재의 빛나는 연기 덕분에 영화 공공의 적은 관객들의 뇌리 속에 확실하게 각인된 영화로 자리 잡았다. 이후 후속편인 2편과 3편까지 제작되어 투캅스 이후 최고의 한국 형사물 영화로 손꼽히고 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