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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항준 감독의 데뷔 작품
라이터를 켜라는 대한민국 코미디 영화로 지난 2002년에 개봉했다. 주연은 김승우(허봉구 역)와 차승원(양철곤 역) 두 남자 배우가 맡았고, 관객 수는 약 130만 명을 기록해 흥행에서도 나름 성공을 거둔 영화이다. 요즘에는 보기 힘들지만, 필자가 대학교에 다닐 무렵인 2010년대까지도 명절 특선 영화로 TV에서 종종 방영됐다. 이 영화에서 한 가지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은 이 영화가 장항준 감독의 데뷔 작품이라는 것이다. 사실, 장항준 감독이 만든 작품 중에서 흥행에 성공한 작품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영화감독으로서 기억되고 대중들에게 주목받는 이유는 본업인 영화보다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 자주 출연해 재치 있는 입담을 선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그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시나리오 작가 김은희의 남편이기도 하다. 이 같은 사실이 이 영화에서 중요한 부분은 아니지만,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볼 수 있는 장항준 씨의 본업이 영화감독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 설명했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 영화의 줄거리와 필자의 감상평을 적어본다.
김승우의 코믹 연기가 빛나는 영화
서론에서 이 영화를 만든 감독에 대한 이야기가 길어진 점을 사과한다. 영화 라이터를 켜라는 김승우의 코믹 연기가 빛나는 영화로 요약된다. 사실 김승우의 코믹 연기를 벌 수 있는 영화는 많지 않다. 그가 출연한 영화에서 맡은 대부분의 역할이 다소 진지하고 무게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마도 그가 잘생긴 미남 배우이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영화 장군의 아들에서는 폭력 조직의 보스를 맡았고, 영화 깊은 슬픔에서는 멜로 연기를 선보였었다. 따라서 이 영화는 김승우의 코믹 연기를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작품 중 하나이다. 다행히도 영화 라이터를 켜라에서 보여준 김승우의 코믹 연기는 충분히 빛났고 훌륭했다. 이 영화에서 김승우는 백수이자 사고뭉치인 허봉구 역을 맡았다. 허봉구는 서른 살의 나이에 별다른 직업 없이 부모님 집에 살고 있는 인물로 어느 날 예비군 훈련을 받으러 집을 나선다. 훈련이 끝나고 집으로 오기 위해 버스를 타려고 하지만 수중에 돈이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우여곡절 끝에 훈련장에서 만난 동료의 택시를 얻어 타게 되어, 목적지와 전혀 상관없는 곳으로 오게 된다. 그는 도착한 곳에 있는 화장실에서 전재산이나 다름없는 라이터를 놓고 왔는데, 마침 그 라이터를 양철곤이라는 폭력 조직의 보스가 가져간다. 허봉구는 라이터를 찾기 위해 필사적으로 양철곤이 있는 기차에 탑승해 그를 추격한다. 그런데 기차 안에서는 양철곤과 그의 부하들이 탑승객들을 상대로 인질극을 벌이며 기차를 탈취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허봉구는 양철구를 제압하고, 시민들을 구한 영웅이 된다.
코미디 영화의 목적 달성에 충실
확실히 라이터를 켜라는 김승우의 코믹 연기가 빛나는 영화이다. 또한 폭력 조직의 보스 양철곤으로 출연한 차승원의 연기도 훌륭하다. 차승원에 대해서는 길게 설명하지 않았지만, 그는 한국을 대표하는 코믹 영화배우이다. 어쨌든, 이 영화는 쉽게 말해 코미디 영화의 목적 달성에 충실한 작품이다. 이 영화의 아쉬운 점을 굳이 꼽는다면, 개연성이 없는 줄거리와, 주인공이 고생하며 극복해가는 과정에 비해 너무나도 간단하게 정리되는 결말이다. 허봉구가 고작 라이터 하나를 찾기 위해 목적지와 관계 없는 기차에 타는 장면, 라이터를 찾는 것이 목적이었는데 졸지에 시민들을 구한 영웅이 되는 결말 등이 그 예이다. 그러나 이러한 단점들은 이 영화의 장르가 코믹이라는 사실을 고려하지 않는 결과이다. 코믹 영화는 관객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적이고, 그렇다면 이 영화는 코미디 영화의 목적 달성에 충실한 영화이다. 영화가 나온 지 20여 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아무 생각 없이 편하게 시간을 보내고자 한다면 주저 없이 추천하고 싶은 영화이다. 세월이 흐르고, 많은 영화가 등장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요즘 시대에 이처럼 마음 편하게 아무 생각없이 볼 수 있는 영화도 드물다. 영화 라이터를 켜라와 같은 한국 영화가 다시 많이 나오길 바라면서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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