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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투캅스 스틸 컷

한국형 형사 코미디물 영화의 탄생

영화 투캅스는 대한민국 영화사에 이름을 남긴 코디미 영화이다. 프랑스에 영화 마이 뉴 파트너가 있다면, 한국에는 투캅스가 있다고 할 정도로 많은 인기를 얻었던 영화이다. 1993년 12월에 개봉되었는데, 개봉 당시 관객 수의 정확한 확인은 어렵다. 다만, 1994년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한국영화 최대 관객상을 수상한 사실로 비추어 볼 때, 당시 기준으로는 큰 흥행을 거둔 것이 분명하다. 제작을 맡은 강우석 감독을 명장의 반열에 올려준 영화이며, 국민배우 안성기(조 형사 역)와 박중훈(강 형사 역)이 주연을 맡았다. 또한 신인 여배우 지수원(수원 역)도 주연으로 출연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전 국민에 널리 알렸다. 영화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자, 당시 이 영화를 둘러싸고 여러 가지 의혹과 소문이 돌고 돌았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표절 논란이다. 표절 여부에 대한 감독의 입장이나, 공식적인 법적 공방은 없었지만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로는 두 영화가 엄연히 다른 영화라고 생각한다. 큰 줄거리는 비슷하지만 배우와 시대적 배경, 웃음 코드가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또한 다소 부끄러운 사실일 수도 있지만, 당시 대한민국은 영화, 음악 등의 문화예술분야에서 저작권에 대한 윤리적 의식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었다. 따라서 현재의 관점에서 이 영화에 대한 표절 여부를 따져보는 것은 시간낭비에 불과한 일 일지도 모른다. 특히, 당시에는 여론과 표현의 자유가 지금보다 제한이 많았기 때문에, 이 영화가 다루는 주요 소재인 경찰의 부패를 언급하는 것에 대해서도 많은 비난과 항의가 있었다. 이 때문에 영화 개봉 당시, 도입 부분에서 이 영화는 픽션이며 실제와 혼동하지 말라는 지금 와서 보면 놀랄만한 문구가 삽입되기도 했었다.

우리 사회의 부조리한 모습과 인간상을 담은 영화

영화는 부패한 경찰인 조 형사의 일상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조 형사는 다른 동료 형사와 함께 유흥주점의 불법 영업을 무마해주는 대가로 뇌물을 챙기는 것이 일상이다. 조 형사는 자신의 실제 모습을 철저하게 숨긴 채 경찰서 안에서는 완벽하게 청렴한 경찰의 이미지로 살아간다. 한편, 조 형사가 근무하는 경찰서에 강직한 성격을 지닌 강 형사가 신입 형사로 배치된다. 형사 생활 수십 년 동안 산전수전을 겪으며 자신의 몫을 챙기려는 조 형사와 원리원칙을 중시하는 강형사는 서로 번번이 부딪히게 된다. 그러던 중 신변의 위협을 느끼는 한 여성이 경찰서에 찾아오는데, 이 여성은 배우 지수원이 연기한 수원이라는 여자 캐릭터다. 정의로운 강 형사는 수원을 경호하게 되고, 결국 수원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이후 강 형사는 선배 조 형사처럼 부패한 경찰로 변하게 되나, 조 형사와 함께 마약사범을 검거하고 특진에 성공하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그리고 마지막에 배우 김보성이 신입 경찰로 들어오는 장면에서, 영화의 속편이 나올 곳이 암시된다.

영화 투캅스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

투캅스가 한 시대를 풍미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이 영화가 단순히 코미디 영화가 아니기 때문이다. 박봉에 시달리며 자신의 이득을 챙기는 조 형사, 처음에는 정석대로 살아가다가 점점 편법을 몸에 익히며 변해가는 강형사, 이 둘의 모습을 우리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오히려 처음에는 그 누구보다 강직했던 강 형사가 조 형사보다 더 부정부패를 일삼는 모습은 우리가 사는 인생의 단면을 너무나도 잘 표현하고 있다. 조 형사에게 금품을 상납하는 길거리의 노점상 주인과,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맨홀 뚜껑을 열고 자신의 대저택으로 몰래 들어가는 조 형사의 모습이 좋은 예이다. 또한 강 형사 역을 맡은 배우 박중훈이 보여주는 선과 악의 두 가지 캐릭터 연기 역시 이 영화의 핵심 관전 포인트이다. 마지막 장면이 예고한 것처럼 이후 영화 투캅스는 2편(1996)과 3편(1998)이 출시된다. 마지막 3편이 출시된 후 20여 년이 흘렀지만, 아쉽게도 필자는 지금까지 투캅스를 능가하는 형사 코미디 영화를 본 적이 없다. 갑자기 여유시간을 보내야 하거나, 가끔 옛날 한국 영화가 그립다면 이 영화를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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